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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일 만의 승리 켈리가 이끌고, 박해민이 해결하고···LG 4연승 3위 도약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벼랑 끝에서 탈출했고, 외야수 박해민은 모처럼 포효했다. LG는 신바람 4연승을 달렸다.LG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서 6-3으로 이겼다. 최근 4연승을 달린 LG는 이날 롯데 자이언츠에 패한 삼성 라이온즈를 끌어내리고 3위(29승 23패 2무)로 올라섰다. 반면 불과 사흘 만에 2위(22일)에서 5위(25일)까지 떨어진 NC는 최근 4연패 늪에 빠졌다. 마운드에선 켈리, 타선에선 박해민의 활약이 돋보였다. 켈리는 이날 6이닝 동안 5피안타 3실점을 기록, 올 시즌 11번째 등판 만에 2승(6패) 째를 달성했다. 지난달 12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무려 44일 만에 추가한 승리다. 구단 역대 외국인 최다승 투수인 켈리는 직전 등판까지 평균자책점 5.72로 부진했다. 디트릭 엔스(4승 2패 평균자책점 5.43)마저 부진한 상황. 염경엽 LG 감독은 "둘 중에 한 명은 교체해야 할 것 같다"며 칼을 빼 들었다. 30대 중반의 켈리는 올해 직구 평균 스피드가 시속 141.7㎞로 지난해(144.7㎞)에 크게 못 미친다. 또한 염 감독은 "켈리는 커브 비중을 높여야 하는데 직구 승부를 너무 많다. 지난해에도 직구 승부를 펼쳐 어려움을 겪다가 커브 비중을 높이면서 살아났다"고 분석했다. 3회까지 안타 1개만 내준 켈리는 이날 4회 선두 타자 서호철과 후속 박건우에게 안타를 맞고 맷 데이비슨에게 선제 1타점 희생 플라이를 허용했다. 이어진 1사 1루에서 상대 폭투에 이은 야수 실책으로 3루 위기에 몰린 뒤 김성욱에게 1타점 2루타, 김주원에게 추가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LG는 4회 2점, 5회 4점을 뽑아 역전했고 켈리는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막아 팀의 4연승을 견인했다. 최근 빅리그 22승 투수 오른손 투수 하이메 바리아의 KBO리그 임박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염 감독은 "우리 팀은 아니다. 켈리에게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켈리는 이날 호투로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2번 타자 박해민이 켈리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2-3으로 뒤진 5회 1사 만루에서 NC 에이스 다니엘 카스타노 시속 133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싹쓸이 결승 3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박해민은 최근 타격 부진 속에 4경기 연속 선발 제외된 아쉬움을 털어냈다. 이날 4회에는 포수 2루 악송구 때 공을 뒤로 빠트리는 보기 드문 실책을 범해 고개를 숙였지만, 5회 한방으로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박해민은 이날 4회 내야 안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5.2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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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투수 밀어내고 '우승 청부사'의 귀환, 염경엽 감독 "공이 좋고, 구종 가치도 높아"

LG 트윈스 최원태는 다양한 무기로 상대 타자와 맞선다. 염경엽 LG 감독은 "구종 가치가 높다"라고 했다. 최원태는 올 시즌 7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하고 있다. 다승 공동 3위, 평균자책점 8위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지난해 부진에서 완벽히 벗어난 모습이다. 지난해 토종 선발 투수를 애타게 찾았던 LG는 최상위 유망주 이주형(외야수)과 김동규(투수), 그리고 신인 1라운드 지명권 한 장을 키움 히어로즈에 건네면서 최원태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트레이드 전 키움에서 6승 4패 평균자책점 3.25로 잘 던졌던 최원태는 공교롭게도 LG 이적 후 3승 3패 평균자책점 6.70으로 부진했다.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4실점 하고 강판당했다. 올 시즌 첫 4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5.95로 안정감이 떨어졌지만, 최근 3경기는 평균자책점 0.95로 좋다. LG가 기대한 '우승 청부사'의 모습을 이제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장점 중 한 가지는 다양한 레퍼토리다.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 커터 등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진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 시즌 최원태 구종별 구사율은 직구(30.2%)-슬라이더(24.8%)-체인지업( 15.4%)-커브(13.1%)-투심(8.3%)-커터(8.2%) 순이다. 특정 구종에 치중하지 않는다. 히어로즈 시절부터 최원태를 지켜본 염경엽 감독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염 감독은 최근 최원태의 호투 비결에 대해 "일단 공이 좋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면 상대가 못 친다"고 말했다. 이어 "구종 가치가 높다"고 손꼽았다. 염 감독은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직구, 커터의 구종 가치가 높다. 특히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가 높은데 그날그날 잘 통하는 구종의 비중을 높여 투구한다"고 칭찬했다. 염 감독이 구종 가치를 높게 평가한 슬라이더(0.216)와 커브(0.000) 체인지업(0.167) 모두 실제 피안타율이 낮다. 직구와커터 역시 피안타율 0.200으로 좋다. 유일하게 커터만 0.600으로 피안타율이 굉장히 높다.최원태도 "최근 구종 퀄리티가 다 괜찮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좋은 구종 위주로 많이 던지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최원태는 요즘 LG의 에이스로 인정받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요즘 우리 팀 에이스는 최원태"라고 말했다. LG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4.77(6위)로 높은데, 최원태가 팀 내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다. 지난 5일 두산 베어스전이 우천 순연된 가운데 선발 로테이션에 따르면 7일 SSG 랜더스전 등판은 케이시 켈리의 등판 순서다. 그러나 이날 최원태가 선발 출격한다. 켈리에게 최대한 휴식을 주는 동시에 최근 구위가 가장 좋은 최원태의 등판 간격을 지켜주기 위해서다.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그는 "나는 에이스가 아니고 네 번째 선발이다. 난 단지 (팀을) 서포트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이형석 기자 2024.05.0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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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의 체인지업·소형준의 선발수업, '꿈의 첫 승' 거둔 1차 지명 에이스 [IS 인터뷰]

"네가 상현이구나."지난 3월 수원에서 열린 개막 2연전 때였다. 수원 KT위즈파크 웨이트 훈련장에 원정팀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찾아왔다. 신인으로 첫 시즌을 준비하며 어색해하던 원상현에게 다가온 선수는 바로 삼성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로 성장한 원태인. 원상현은 "같은 원 씨라고 반가워하시면서 먼저 인사해주셨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돌한 신인은 인사 한 마디로 멈출 생각이 없었다. "체인지업 좀 가르쳐주십쇼"라며 다가갔다. 고등학교 시절 체인지업 장착에 실패했다는 그는 KBO리그 최고의 체인지업 투수인 원태인에게 노하우를 물었다. 상대 팀이지만 원태인은 친절하게 가르쳐줬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SNS) 다이렉트 메시지(DM)로도 원상현에게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원상현은 제3의 무기를 찾았다.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에만 의존하던 단조로운 패턴에서 벗어났다. 원래는 비시즌 필리핀 캠프에서 스플리터를 배우려고 했지만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연마하던 체인지업을 다시 꺼내 들었고, 제춘모, 배우열 투수코치에게 배우면서 연구하던 중, 원태인의 도움으로 탄력을 받았다.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원상현은 지난 2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체인지업으로 프로 첫 승을 거뒀다. 이날 원상현의 체인지업 비중은 45.8%로 직구(39.8%)보다 더 높았다. 체인지업을 앞세워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거뒀다. 앞선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슬라이더까지 곁들여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원상현은 "13일 SSG랜더스전 패배(2이닝 7실점)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단조로운 구종 패턴을 벗어나 체인지업 구종 가치를 늘리면서 하나하나씩 발전해나가자는 마음으로 던지고 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만족해 했다. 2024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더 원상현은 사실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선발 투수가 아닌 마무리 투수를 꿈꿨다. 경기를 마무리짓고 포효하는 마무리 투수를 동경해왔다. 하지만 한 선수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18세 이하 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소형준의 투구를 보고 선발 투수의 매력에 눈을 떴다. 소형준은 당시 슈퍼라운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친 바 있다. 원상현은 "그때부터 (소)형준이 형의 영상을 엄청 찾아봤다. 언젠간 형처럼 멋진 선발 투수가 돼서 청소년 국가대표에 뽑히고 프로에 지명되고 싶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던 중 소형준이 있는 KT에 지명돼 함께 동고동락할 기회까지 생겼다. 원상현의 지명 직후 각오는 "제2의 소형준 되기"였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소형준은 현재 재활 훈련 중으로 1군에 없다. 하지만 메신저나 전화로 꾸준히 원상현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성격 급한 원상현에게 "무작정 공만 던지려고 하지 마, 상황을 보고 판단해서 천천히 공을 던졌으면 좋겠다"라며 후배의 선발로서의 멘털까지 잡아주고 있다고. 마무리 투수 박영현도 원상현의 소중한 멘토 중 한 명이다. 현재 원상현의 곁엔 소중한 동료도 있다. 입단 동기 육청명이다. 두 선수는 신인이지만 나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고영표, 소형준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두 선수가 재능을 인정받은 것. 원상현은 "옆에 (육)청명이가 있다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나와는 다르게 차분한 친구라 배울 점도 많다. 서로 격려하면서 뜻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원상현은 올 시즌을 '배움의 한 해'로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제 영표 형, 형준이 형이 돌아올 것을 생각하면 선발로 뛸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때까진 최선을 다해서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이 목표다. 어떤 보직이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 한 시즌을 보내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인천=윤승재 기자 2024.04.29 11:04
프로야구

최근 4G 전승 ERA 1.11…원태인, 이제 KIA 네일이 경쟁 상대다 [IS 스타]

오른손 투수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토종 에이스'의 위력을 이어갔다.원태인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2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3-0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 4연승을 질주한 원태인은 시즌 평균자책점(ERA)을 2.63에서 2.10까지 낮췄다.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1.47)에 이은 KBO리그 2위이자 토종 선발 중에선 단연 1위. 국내 선발 중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 중인 건 원태인과 신민혁(NC 다이노스·2.70), 둘 뿐이다.최근 페이스만 보면 '압도적'이다. 원태인은 시즌 첫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1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부진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9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4피안타 1실점하며 시즌 첫 승을 따낸 뒤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에 이어 키움 히어로즈마저 무너트렸다. 4경기 평균자책점이 1.11(24와 3분의 1이닝 3실점). 이 기간 피안타율이 0.161, 9이닝당 볼넷이 1.85개로 수준급이다. 키움전에서 흠잡을 곳이 없었다. 4회까지 몸에 맞는 공 1개만 허용, 노히트노런으로 키움 타선을 꽁꽁 묶었다. 5회 말 선두타자 변상권에게 이날 첫 안타이자 2루타를 맞았지만, 세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7회 2사 후 변상권에게 경기 두 번째 안타를 허용한 뒤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용규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 21번째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3회와 4회에는 아웃카운트 6개 중 5개를 삼진(헛스윙 4개, 루킹 1개)으로 채웠다.시속 148㎞까지 찍힌 직구(30개)에 슬라이더(39개) 체인지업(25개) 커브(6개)를 섞어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2회부터 슬라이더 비중을 올린 게 주효했다. 외국인 투수 2명(코너 시볼드·대니 레예스)이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삼성으로선 원태인의 호투가 더욱 반갑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키움전을 마친 뒤 "에이스 원태인의 오늘 피칭을 보며 탄성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훌륭한 투구였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7 00:02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ERA 4.50' 야마모토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지난해 12월이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26)가 LA 다저스와 메이저리그(MLB) 역대 투수 최고액인 3억2500만 달러(4482억원)에 계약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를 향한 기대가 엄청났다. 다저스는 야마모토의 전 소속팀인 일본 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에 이적료 개념의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비용으로 5000만 달러(690억원) 이상 지급했다. 계약 총액이 4억 달러(5516억원)에 이른다.하지만 시즌 초반 야마모토의 행보는 기대 이하다. 21일(한국시간) 기준 그의 성적은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50이다. 2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피안타 20개(피홈런 3개)로 12실점(11자책점)했다. 볼넷(5개)/탈삼진(30개) 비율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표가 떨어져 있다. 서울시리즈로 치러진 MLB 데뷔전 충격(1이닝 4피안타 5실점)에선 벗어났지만, 이후에도 4경기 평균 6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문제점은 뭘까. 시범경기에서 야마모토의 투구를 지켜본 현지 전문가들은 '구위가 좋지만, 커맨드는 기대 이하'라고 입을 모았다. 야마모토는 지난해 NPB에서 23경기, 평균자책점 1.21(164이닝)이라는 만화 같은 성적을 거뒀다. 투구 비율을 살펴보면 평균 153㎞/h 포심 패스트볼이 41.7%, 평균 145㎞/h와 124㎞/h인 스플리터와 커브가 각각 26.3%, 15.6%였다. 그런데 야마모토는 MLB 데뷔 첫 4경기에서 포심 패스트볼 41.5%, 커브 28%, 스플리터 23.4%를 기록했다. 평균 구속으로는 커브가 1.6㎞/h 빨라졌고, 컷 패스트볼은 1.6㎞/h가 떨어졌다. 나머지 구종은 스피드 차이가 없다.눈여겨볼 부분은 구사율이다. NPB에서는 포심 패스트볼과 함께 스플리터가 확실한 무기였는데 MLB에선 3%포인트(p) 가까이 줄었다. 대신 커브 비율이 13%p 가까이 늘었다. 투심 패스트볼은 아예 투구 레퍼토리에서 빠졌다. 그뿐만 아니라 컷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구사율 모두 떨어졌다. 종합해 보면 일본에서와 달리 야마모토의 커브 의존도가 높아졌고, '여전히' 스플리터를 많이 던진다. 20일 기준 MLB 모든 투수의 스플리터와 커브 비중은 각각 3.2%와 8.2% 정도. 쉽게 말해 포심 패스트볼을 제외하고 스플리터와 커브를 이렇게 많이 던지는 MLB 투수는 현재 야마모토가 유일하다. 독특한 공 배합이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MLB가 슬라이더와 변형 슬라이더의 일종인 스위퍼 시대라는 점이다. MLB에는 구종 트렌드가 있는데 2020년대 접어들면서 포심 패스트볼보다 투심 패스트볼, 커브보다는 슬라이더와 스위퍼가 주종을 이룬다. 물론 유행은 돌기 마련이다. 새 구종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과거에 인기 있던 구종이 다시 각광받기도 한다. 타자 눈에 익숙해지면 구종도 그에 따라 변화하는 셈이다. 야마모토의 경우 요즘 투수들이 피하는 커브를 많이 던지는 게 부진의 원인일 수 있다. 지난해 '유령 포크볼'로 좋은 성적을 낸 센가 고다이(뉴욕 메츠)처럼 '스플리터 비율을 높이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물론 단순히 공 배합이 아닌 NPB보다 떨어진 커맨드의 문제일 수 있다.원인이 무엇이든 야마모토의 현재 성적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과연 그가 어떤 전략 수정으로 계약 당시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4.21 19:22
프로야구

구속 상승·커터 추가·능구렁이 공 배합...'무실점' 윤영철의 키워드 셋

윤영철(20·KIA 타이거즈)이 2024년을 상쾌하게 출발했다. 지난해와 같지만 같지 않다. 행운 같지만 행운이 아니다.윤영철은 지난달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팀의 9-3 대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첫 정규시즌 등판부터 무실점 호투를 펼친 덕에 가볍게 첫 승도 가져갔다.이날 윤영철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1㎞/h, 평균 구속은 140㎞/h였다. 선발 맞상대 곽빈(두산)이 기록한 직구 최고 구속 153㎞/h, 평균 150㎞/h와는 10㎞/h 이상 차이가 났다.상대가 만만했던 것도 아니다. 두산은 앞서 30일 KIA전에서 윌 크로우에게 5실점을 안겼다. 31일 경기를 포함해 리그 득점 2위(48점)에 이름을 올린 팀이다. 베테랑들이 많아 기교로 피할 수 있는 타선이 아니다.그런 두산이 윤영철을 상대로 완전히 봉쇄당했다. 윤영철이 유감없이 자신의 장점들을 보여준 덕분이다. 우선 구속이 올랐다. 스포츠투아이 기준 지난해 윤영철의 평균 구속은 137.3㎞/h였는데, 겨우내 미국 드라이브라인에 다녀온 결과 구속이 소폭이지만 상승했다. 현장에서 구단이 제공한 평균 구속은 140㎞/h가, 스포츠투아이에 기록된 평균 구속은 138.8㎞/h가 찍혔다. 소폭이지만 최소 경쟁력이 있는 구속을 갖추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더 중요한 건 투구 레퍼토리다. 지난해 윤영철은 직구(41.7%) 슬라이더(34.2%) 체인지업(20.4%) 커브(3.6%)를 던지는 '스리 피치' 투수였다. 고졸 투수인 걸 고려하면 대단한 완성도지만, 프로에서 특별하다고 보긴 어려웠다.드라이브라인 효과는 구속보다 구종에 있었다. 윤영철은 겨울 동안 미국에서 우타자 몸쪽으로 휘는 커터를 추가했다. 힘으로 삼진을 잡는 대신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무기였다.31일 등판에서는 커터 비중이 상당했다. 직구 비중이 29.2%까지 줄었고, 대신 커터가 23.6%를 기록했다. 슬라이더는 18%, 체인지업은 21.3%였다. 직구 비중의 일부가 고스란히 커터로 옮겨갔다는 부분을 주목할 만 하다. 윤영철의 구속으로는 직구 그 자체로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커터를 섞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커터와 직구의 조합만으로도 패스트볼 경쟁력을 키울 수 있고, 이미 지난해 경쟁력을 입증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더해지면 타자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 수 있다.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구종이 4개여도 제대로 섞어야 에이스가 될 수 있다. 윤영철에게는 그걸 섞을 감각이 있었다. 윤영철은 31일 경기 후 "경기 중에는 내 공에 타자들이 반응하는 것들을 보며 볼 배합을 맞춰갔다"는 놀랄 만한 이야기를 꺼냈다. 두산 베테랑 타자들의 노림수를 간파하고, 그때 그때 공 배합을 바꿨다는 뜻이다.주눅들지 않는 멘털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는 "마운드에서 최대한 자신감 있게 던졌고, 득점권 위기도 있었지만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해 좋은 결과로 이어져 실점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전 윤영철에 대해 "5선발 투수 중 리그 1, 2위"라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영철이는 작년 정도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5선발 투수에게 10승을 바랄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부상을 당하지 않고, 경기 흐름이 대등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잘 버텨주면 된다"고 했다.그는 "이길 때는 이기고, 질 때는 지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너무 큰 기대보다는 선발 로테이션을 부상 없이 잘 지켜주기만 해도 된다. 윤영철은 우리 팀의 중요한 미래다. 무리시키면서 하는 건 팀에도 좋지 않다"고 독려했다.하지만 윤영철은 첫 경기부터 특급 '5선발'에 그치지 않을 재능이라는 걸 확인시켰다. 천재적 구속은 없을지언정, 나머지 모든 면에서 자신의 재능을 증명했다. 그에게 '2년 차 징크스'의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1 09:50
프로야구

준비된 자에게 기회 왔다...'1순위' 독수리 황준서, 대전서 첫 날갯짓

연이은 호투에도 개막 선발진에 들지 못했던 황준서(19·한화 이글스)에게 빠르게 기회가 찾아왔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실력을 입증한 덕분이다.황준서는 오늘(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황준서는 '꼴찌' 한화의 자산이다. 한화는 지난 2022년 최하위를 기록해 받은 2024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해 그를 뽑았다. 장충고 시절 전국구 좌완으로 꼽혔던 그는 선배 문동주, 김서현과 같은 폭발적 구위는 없었지만, 140㎞/h대 후반에 육박하는 강속구에 예리한 포크볼을 겸비해 기대를 모았다.선배들과 같은 활약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황준서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연일 호투하며 자신이 왜 1순위임을 확인시켰다. 황준서는 앞서 시범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심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일찌감치 김민우를 5선발로 낙점했고, 류현진이 합류하자 최원호 감독은 그를 1군이 아닌 퓨처스(2군)리그에서 출발하도록 했다. 좌절하지 않았다. 황준서는 지난 27일 퓨처스리그 첫 등판(SSG 랜더스전)에서도 4이닝 3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실점으로 차근차근 제 몫을 해갔다. 조금씩 투구 수를 늘린 덕분에 31일 선발 기회가 찾아왔을 때도 무리 없이 맡을 수 있게 됐다.최원호 한화 감독은 지난 28일 황준서에 대해 "(퓨처스리그 등판은) 전체적으로 괜찮다고 보고 받았다"고 평가했다. 물론 아직 보완할 지점이 많다. 포크볼은 훌륭하나 1군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하기엔 아직 결정구 구사가 단조롭다.최원호 감독은 "준서가 패스트볼과 포크볼 비중이 너무 높다. 커브나 슬라이더를 좀 더 배분해서 많이 던지게끔 하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금까지는 포크볼 의존도가 너무 높다. 커브나 슬라이더도 자꾸 던져봐야 한다. 변화구를 조금 더 다양하게 던져보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커브는 (구위가) 괜찮다. 슬라이더는 사실 좀 약해서 투수 본인도 거의 안 던진다. 그래도 자꾸 던져보라고 얘기한다. 워낙 투수 본인이 자신감이 있으니 주자만 나가면 계속 포크볼만 던진다"고 전했다.당시 최 감독은 "일단 1군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엔트리 교체 상황이 생기면 (콜업을) 고민해봐야 하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김민우가 담 증세로 휴식을 취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황준서에게는 최적의 데뷔전이다. 부담이 적고, 시범경기 등판해 본 대전구장 마운드다. 강타자가 다수 있는 KT지만 최근 한화는 6연승 기세를 타고 있다. 황준서가 조금 부진해도 승패 마진에 여유가 충분하다. 굳이 신인이 연승을 잇겠다는 부담을 '사서' 하지 않는다면 타선의 득점 지원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최원호 감독은 황준서에게 75구 안팎을 맡기겠다고 예고했다. 5이닝 소화가 쉽지 않은 투구 수지만, 이뤄낸다면 데뷔승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31 09:27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MLB 시범 경기에서 '인상적인' 선수들

올해 메이저리그(MLB)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서울 시리즈(3월 20~21일)'로 정규시즌 막을 올린다.현재 MLB에선 겨우내 갈고닦은 기량을 점검하는 시범경기 일정이 한창 진행 중이다. 며칠 전 미국의 한 MLB 애널리스트가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와 '신병기'를 소개했는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름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올해 MLB에서 주목받는 선수는 누가 있을까.선두 주자는 지난해 20승을 기록한 스펜서 스트라이더(애틀랜타 브레이스)이다. 현지에선 스트라이더가 새롭게 장착한 커브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스트라이더는 지난해 탈삼진율이 36.8%로 1위. 탈삼진의 95%를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조합으로 잡아냈는데 여기에 커브를 추가, 투구 레퍼토리를 확장하고 있다. 그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흥미롭다.브라이스 밀러(시애틀 매리너스)도 눈여겨볼 선수다. 지난해 데뷔한 밀러는 인상적인 빠른 공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시즌 성적은 8승 7패 평균자책점 4.32. 밀러는 오른손 타자 상대 피장타율이 0.315로 리그 최상위권이었다. 다만 왼손 타자 상대 피장타율이 0.558로 MLB 투수 중 뒤에서 두 번째였다. 그런 그가 왼손 타자를 극복하기 위한 비장의 무기로 스플리터를 장착하고 있다. 100마일(160.9㎞/h) 파이어볼러 헌터 그린(신시내티 레즈)도 변화 중이다. 그린의 공은 빠르지만 움직임이 작았다. 변화구는 슬라이더 비중이 워낙 높았다. 올겨을 그는 스플리터와 커브를 배합, 타자를 현혹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만약 투구 레퍼토리가 확장되면 타자 입장에선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원투 펀치' 케이시 마이즈와 타릭 스쿠발은 포심 패스트볼 구위를 끌어올렸다.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에서 회복된 마이즈는 평균 구속이 95.4마일(153.5㎞/h)로 빨라졌고 무브먼트 역시 향상했다고 한다. 스쿠발은 평균 97.4마일(156.8㎞/h), 최고 99마일(159.3㎞/h)의 빠른 공을 앞세워 시범경기 5이닝 1피안타 무실점 쾌투 중이다. 3이닝 동안 무려 14번의 헛스윙을 유도, 탈삼진(8개)과 볼넷(1개)의 비율이 이상적이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선수는 이정후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MLB 무대에선 '미스터리 박스'라는 꼬리표를 달고 첫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시범경기에서 타구 스피드 109.7마일(176.5㎞/h)짜리 홈런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는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 브라이슨 스톳(필라델피아 필리스)을 비롯해 쟁쟁한 빅리그 타자들도 지난해 해내지 못한 타구 속도였다.이정후는 빅리그에 연착륙 중이다. 시범경기지만 기대 이상의 타격 성적과 선구안 그리고 스피드, 흠잡을 곳 없는 수비 능력까지 보여주며 오버 페이(1억1300만 달러, 1492억원) 지적을 잠재우고 있다. 본경기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미국 진출 첫해 1번 타자와 중견수라는 공수 중책을 맡아 생각보다 빠른 적응력으로 정규 시즌 기대를 높이고 있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3.13 08:43
메이저리그

시즌 300K 도전? '투 피치'로 MLB 1위 281K 기록, 올해는 커브까지 장착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에이스 스펜서 스트라이더(26)가 한 단계 더 진화했다.미국 야후스포츠는 6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스프링캠프에서 나온 다양한 데이터의 의미를 분석하며 '스트라이더가 커브를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스트라이더는 지난해 20승 5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186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MLB 전체 1위인 삼진 281개를 잡아냈다.스트라이더가 흥미로운 건 그의 투구 레퍼토리 때문이다. 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스트라이더의 패스트볼(58.9%)과 슬라이더(33.8%)의 비율이 92.7%에 이른다. 간간이 체인지업(7.3%)을 섞었지만, 비중이 크지 않았다. 사실상 투 피치에 가까운 모습이었는데 올해 시범경기에선 다르다. 야후스포츠는 '스트라이더는 지금까지 왼손 타자 상대로 의미 있는 세 번째 구종이 부족했다'며 커브를 던지기 시작한 그의 변화를 조명했다. 스트라이더는 클렘슨대 재학 시절 커브를 던졌지만, 프로 진출 뒤 봉인했다. MLB 데뷔 후 투구 분석표에 커브가 전혀 찍히지 않았는데 올해 시범경기에선 다르다. 조금씩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돼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2019년 이후 명맥이 끊긴 '시즌 300탈삼진' 도전 여부도 관심 거리. 야후스포츠는 '커브가 봄의 시험대에서 살아남아 스트라이더에게 반대편 타자(왼손)를 상대할 수 있는 또 다른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커브를 장착한 영향일까. 스트라이더는 올해 시범경기 3경기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9이닝 7피안타 13탈삼진 무실점. 에이스로 손색없는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06 10:13
프로야구

[IS 포커스] 나이 먹었다? 느려졌다? 닥터 K '괴물' 구위, 방심하지 마라

12년 만에 돌아올 탈삼진왕의 구위는 과연 건재할까.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MLB)에서 뛴 류현진(37)은 올해 KBO리그 친정팀인 한화 이글스 복귀가 유력하다. 계약 규모는 4년 170억원 이상으로 점쳐진다.핵심은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류현진의 구위다. 류현진은 KBO리그 7년 동안 탈삼진만 1238개를 쌓았다. 탈삼진왕 수상이 5차례에 달했다. 21세기 일곱 번 밖에 나오지 않은 한 시즌 200탈삼진 중 두 번이 류현진(2006, 2012년)이었다.다만 그때로부터 12년이 지났다. 아무리 현역 메이저리거였다 해도 타자들을 압도하기 힘들 것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지난해 MLB 타자들을 압도하진 못했다. 2013년 평균 146.5㎞/h를 기록했던 구속이 두 차례 수술(어깨, 팔꿈치)을 거치고 나이가 들면서 떨어졌다. 구속은 리그 하위 2%(평균 142.9㎞/h)에 그쳤고 헛스윙 비율도 하위 13%(21.1%) 타석 당 탈삼진 비율도 하위 11%(17%)에 그쳤다. 대신 완성도는 더 높아졌다. 류현진은 KBO리그 마지막 해(2012년) 직구와 체인지업만으로 리그를 압도했다. 한용덕 당시 투수 코치를 통해 슬라이더를 추가한 게 화제가 될 정도로 결정구가 단조로운 편이었다. 그러나 MLB 진출 후 매년 구종을 새로 장착했고, 2019년을 기점으로 커브와 커터를 자유자재로 구사 중이다. 느려진 구속으로도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2019년) 3위(2020년)를 기록한 비결이다.2022년 MLB에서 KBO리그로 돌아온 김광현과도 비교가 가능하다. 김광현은 202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뛸 때 평균 구속이 리그 하위 6%(143.4㎞/h)에 불과했다. 헛스윙 유도(21.7%·하위 17%)와 타석당 탈삼진 비율(17.7%·12%)에서도 류현진과 지표가 비슷했다.하지만 김광현은 복귀 후 충분히 KBO리그 타자들을 압도했다. 2022년 그는 평균자책점 2.13(2위)과 탈삼진 153개를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 기준 2021년 6.75개에서 2022년 7.94개로 1개 이상 늘었다. 직구 구위는 조금 떨어져도 주 무기 슬라이더를 1구종으로 높여 KBO리그 타자들의 노림수를 깬 게 통했다. 지난해 류현진의 9이닝당 탈삼진 역시 6.58개로 2년 전 김광현과 비슷했다.류현진은 김광현과도 다르다. 직구와 슬라이더 비중이 높았던 김광현(2021년 기준 두 구종 합계 78.6% 구사)과 달리 지난해 기준 직구(31.7%) 체인지업(22.8%) 커터(18.9%) 커브(17.1%) 싱커(9.5%)를 고루 던졌다. 5개 구종을 스트라이크존 코너에 제구해서 던진다. 타자 입장에서는 5개 구종을 모두 노려야 하니 콘택트가 쉽지 않다. 구속이 느려졌더라도 올해 류현진의 '탈삼진 쇼'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한 가지 긍정적인 요소가 더 남았다. 지난해 류현진의 성적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마친 후 약 1년 만에 복귀해서 남긴 결과였다. 1년 반 이상 재활에 전념하는 다른 투수들과 비교해 다소 빨랐다. 회복의 여지가 남은 만큼 올 시즌 구속이 더 회복될 가능성이 남았다. KBO리그 역사상 30세 이상의 한국인 투수가 탈삼진 1위를 기록한 건 1983년 '30승 투수' 장명부(220개·당시 33세)가 유일했다. 류현진이 12년 만에 타이틀을 되찾는다면 41년 만에 '최고령 닥터 K'의 새 역사를 쓰게 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2.2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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